2009년 09월 12일
20090911 - 오늘의 일기
아침에 일어났더니 이상하게 다리가 퉁퉁 부어서 구두도 못 신고 운동화 신고 학교에 갔습니다.
금요일이라 랩미팅이 있었는데 교수님 바로 뒷자리에서 졸다가 보다못한 선배가 껌 주고 씹으라 해서 간신히 잠을 깼습니다.
점심먹고 실험하려고 쥐장에 갔는데 쥐들이 네마리나 죽어 있었습니다. 너무 속이 상했습니다.
수업갔다 실험하고 다시 리더십 강좌를 들으러 갔는데, 대전시장이 오셔서 여러가지 좋은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실험하고 정리를 했습니다.
오늘의 일기 끝.
...왜 갑자기 초딩스러운 일기냐면 한번 써 보고 싶어서....ㄱ- 아침에 일어나는 거부터 시작해서 하루종일 정신없던 하루였네요.
어제 perfusion(= 뇌에서 분자적 기작을 보기 위해 전신의 피를 포르말린으로 교체하는 작업)만 6마리를 했더니 3시간을 서 있어서 다리가 팅팅 붓고 ㄱ-; 아침에 일어났는데 온몸이 삐걱거리더군요. 포르말린은 확실히 사람한테 좋은 건 아닌 것 같아요. 피 냄새라는거도 은근히 비린내가 심하고.
아침에 랩미팅이었는데 교수님 바로 뒷자리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지를 않나....보다 못한 선배가 깨워줘서 다행이었지만 교수님이 뒤를 안 돌아보신게 다행이네요. 그랬다간 꽤나 잔소리를 들었을지도. 밥먹고 왔더니 졸린게 더 심해서, 결국은 실험실 책상에 엎어져서 자다가 수업갔습니다;
3시에 수업이 끝나고 4시에 리더십 강좌가 있길래 그 사이에 잠깐 처리할 게 생각나서 쥐장에 왔는데, 쥐가 4마리나 죽어있더군요. 죽은지 꽤 됐는지 썩는 냄새도 나고. 죽은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대로 두면 다른 쥐들까지 안좋을게 뻔해서 얼른 꺼냈는데 왜 죽었나 봤더니 그 이유가 더 황당했습니다. 제가 요즘에 실험실에 다른 선배랑 프로젝트를 같이 하는데, 이제 졸업연구를 한다고 한 학생이 같이 와서 하게 됐습니다. 실험 중에서 쥐에게 social stress를 주기 위해 덩치 큰 깡패쥐(;;)를 넣어주는데, 평소에는 투명한 플라스틱 판 같은걸로 분리시켰다 하루에 일정 시간만 같이 있게 합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나눠놓다 보니 물이랑 밥을 양쪽에 사이좋게 나눠둘 수가 없어서, 한쪽에는 물, 한쪽에는 밥 만 있게 되죠.
물 | 밥
===============케이지 뚜껑
깡패쥐 | 쥐
이렇게 생긴 형태라서 깡패쥐(...) 쪽에는 따로 밥을 넣어주고, 그냥 실험용 쥐 쪽에는 물을 대신해서 수분을 많이 포함한 한천 덩어리를 넣어줍니다. 대신 많이 넣어두면 썩으니까, 매일매일 조금씩 넣어줘야 되구요. 그런데 실험이 일단 한 셋트가 끝나서 실험할 쥐들은 다 꺼내고, 깡패쥐들은 다음에 쓰기 위해 그냥 넣어두는데 이걸 위에서 말한 학생한테 맡겼거든요. 근데 이 학생이 플라스틱 판 빼는 걸 잊어서 이 깡패쥐들이 먹이를 바로 눈 앞에 두고 굶어 죽은겁니다. 일단 실험은 둘째치고 저렇게 어이없이 쥐가 죽었다는게 너무 속이 상했어요, 진짜. 화나서 막 뭐라 할까 하다가 들어온 지 1주일 된 대학원생이 그럴 순 없고, 불러다 주의 주는 정도로 마무리했지만....후. 아무리 실험용 쥐라지만, 생명을 다룬다는 건 보통 조심해야 할 게 아닌데.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도 없는 행동이 더 싫었습니다. 덕분에 원래 하려고 했던 실험은 하지도 못하고 쥐장 전체를 뒤져서 애들이 밥/물이 있는지, 상태가 어떤지 체크하느라 시간을 다 보냈네요 -_-. 다행히 더 이상의 피해는 없었지만. 신경을 곤두세워서 그랬나, 리더십 강좌 들으러 가서는 시장님이 앞에서 연설을 하고 계심에도 불구하고 꾸벅꾸벅 졸았지만(....)
남한테 제 생각을 강요할 수는 없지만, 가끔은 멱살잡고 흔들어서라도 주입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아니면 뇌에다 주사기를 꽂아서라도 말이지요. 말로 해서 안 될때는 더더욱.
덧. 왜 금요일 일기가 토요일에 올라왔냐면, 쓰다가 졸려서 그냥 퇴근하고 잤습니다(...)
# by | 2009/09/12 20:52 | 일상잡상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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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불쌍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