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06일
가끔은 여자라는 사실이 싫다.
일요일 밤, 간만에 개그콘서트를 보다가 새 코너가 생긴 것이 눈에 띄었다. 이름하여 남성보장인권위원회.
내용은 심한 남녀 불평등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 남성들의 인권을 보장하라, 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커피값은 내가 냈으니 받는 건 니가 받으러 가라, 니 옷은 신상이고 내 옷은 이월상품이냐, 등등. 남자들이야 공감하며 웃을지 몰라도 여자인 나로서는 뒷맛이 영 씁쓸한 코너였다.
이공계로 진학하겠다고 할 때, 아버지는 영 마뜩찮아 하셨다. 가서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이공계를 나온 여성이 살아남기가 얼마나 힘든 줄 아느냐, 변호사나 의사처럼 자격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실 그만두면 끝일 연구를 한다는데 누가 밀어 주겠냐, 는 거였다. 교수님들도 예전에 같이 연구하던 여학생들이 결혼하고 하면서 연구를 그만두고 자기 길을 접고, 결국 지금 연구 분야에 남아 있는 건 한두명이라는 말씀을 하셨다. 이공계 교수들 중에는 여학생들을 잘 받지 않으려 한다는 말도 꽤 많이 들었고.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화가 났었다. 여자는 뭘 못한다, 라는 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데, 그 전에 그걸 할 만한 교육과 기회를 부여해 주었는지부터 돌아봐야 한다. 그건 예전 계급사회에서 상위 계급이 하위 계급에게서 모든 것을 박탈하고 저들은 원래 저랬으니 교육해도 소용없다, 라고 말했던 거나 마찬가지다. 세상의 반이 여자인데 왜 여성 인권은 항상 소수인권으로 취급당하는 건지. 왜 남자들이 세상의 틀을 짜 놓고 거기에 여자들보고 맞추라 하는 건지.
나는 생물학적으로 XX 염색체를 지닌 여자라는 데 불만이 없다.(물론 가끔은 불편하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여성으로 태어났다는 데에서는, 가끔 분노를 느낀다. 다른 이유가 아닌 성별로 무언가를 따진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불공평하지 않은가?
덧. 내키는 대로 썼더니 횡설수설. 평소에 느끼고 생각하는 건 많은데 정리가 안 된다.
내용은 심한 남녀 불평등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 남성들의 인권을 보장하라, 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커피값은 내가 냈으니 받는 건 니가 받으러 가라, 니 옷은 신상이고 내 옷은 이월상품이냐, 등등. 남자들이야 공감하며 웃을지 몰라도 여자인 나로서는 뒷맛이 영 씁쓸한 코너였다.
이공계로 진학하겠다고 할 때, 아버지는 영 마뜩찮아 하셨다. 가서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이공계를 나온 여성이 살아남기가 얼마나 힘든 줄 아느냐, 변호사나 의사처럼 자격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실 그만두면 끝일 연구를 한다는데 누가 밀어 주겠냐, 는 거였다. 교수님들도 예전에 같이 연구하던 여학생들이 결혼하고 하면서 연구를 그만두고 자기 길을 접고, 결국 지금 연구 분야에 남아 있는 건 한두명이라는 말씀을 하셨다. 이공계 교수들 중에는 여학생들을 잘 받지 않으려 한다는 말도 꽤 많이 들었고.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화가 났었다. 여자는 뭘 못한다, 라는 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데, 그 전에 그걸 할 만한 교육과 기회를 부여해 주었는지부터 돌아봐야 한다. 그건 예전 계급사회에서 상위 계급이 하위 계급에게서 모든 것을 박탈하고 저들은 원래 저랬으니 교육해도 소용없다, 라고 말했던 거나 마찬가지다. 세상의 반이 여자인데 왜 여성 인권은 항상 소수인권으로 취급당하는 건지. 왜 남자들이 세상의 틀을 짜 놓고 거기에 여자들보고 맞추라 하는 건지.
나는 생물학적으로 XX 염색체를 지닌 여자라는 데 불만이 없다.(물론 가끔은 불편하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여성으로 태어났다는 데에서는, 가끔 분노를 느낀다. 다른 이유가 아닌 성별로 무언가를 따진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불공평하지 않은가?
덧. 내키는 대로 썼더니 횡설수설. 평소에 느끼고 생각하는 건 많은데 정리가 안 된다.
# by | 2009/10/06 17:41 | 주절거림 | 트랙백 | 덧글(10)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가끔 "남자가 그것도 못해" 이런 말 들으면 꼭지가 돌아서 거칠게 말이 나간다죠;
지소님도 그런 느낌을 받으셨던 듯...
제 여친님하도 연구생으로 들어가겠다고 영어공부하든데 참... 좋아서 한다니 놔두긴 하지만 걱정이 많습니다 ㅋ
개그 프로 보다가 다른 데 생각이 미치니 갑자기 속이 확 상해서...ㅎㅎ;
남녀 문제는 아무래도 가장 많이 공감할 수 있어서 그런 듯 싶어요.
내가 화나는 부분은 이 사회의 시스템에 있어. 입사할 때야 남녀의 능력이 비슷하겠지만 일단 결혼하고 자식을 낳게 되면 아무래도 많은 부분이 여자의 책임으로 맡겨지니까. 뱃속에 열 달 동안 아기 넣고 있는 것도 여자고, 그 뒤에 수유라든가 여러 부분에서도 남자보다는 여자가 할 일이 훨씬 많거든. 사실 자기 몸조리만 끝나면 충분히 일할 능력은 되는데, 아기를 돌봐주는 시설이나 사람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니 아기를 자기가 봐야 하고, 당연히 일할 시간이 줄어들고, 그 사이에 동기 남자들은 치고 올라가고, 결국 나중에는 뒤떨어져서 도태되고, 그런거지. 결국은 사회의 시스템 문제랄까.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하체 마비 장애인이랑 정상인이랑 달리기 시합을 하라는 거나 마찬가지야. 그럼 장애인한테 휠체어라도 줘야 되는게 맞잖아?
여자 입장에서 결혼을 일단 하게 되면 너무 걸리는 게 많아. 아직도 결혼하면 여자는 출가외인 어쩌고 하면서 시댁 쪽으로 가게 되잖아? 그걸 또 당연하게 생각하고. 결혼하는 과정에서도 암사돈은 수사돈에게 꿀린다 하고...그런 여러가지가 마구 복합되서 -_-;
남자라는 이유로 뭘 해주길 기대하는 여자들 때문에 여성 스스로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도 있는 것 같아. 도맷금으로 같이 넘어간달까...-_-; 내 입장에서는 그런 여자들 볼 때마다 너네 때문에 다른 사람이 얼마나 피해를 보는지 아냐고 멱살 잡고 따지고 싶지(....)
뭐 그리고 니가 날 여자로 안 대한게 하루이틀이냐 ㅋㅋㅋㅋ 벌써 10년이다 ㅋㅋㅋㅋ
그리고 그런 모습은 나 스스로도 상상이 안되는데 너라고 되겠니 ㅋㅋㅋㅋㅋㅋ
문자는 잘 왔어. 내 문자 받았어? 카드는 아무 이상 없다니까 그냥 쓰고 제발 집에 전화 좀 해!!!! 아침 저녁으로 '문자 좀 보내라' '메일 좀 써라' 볶이는 신세를 이해해다오 ㅋㅋㅋㅋ